귀도 콘티니와 그의 인생에 얽힌 8명의 여인이 부르는 NINE!
이탈리아가 낳은 천재적인 영화감독인 귀도 콘티니! 그는 그렇게 추앙받는다. 하지만, 이제 그는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한다. 지쳐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거다. 그럼에도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라는 제작사의 압박이 계속된다. 뭔가 찍기는 찍어야하는데 찍을게 없다. 그는 그 사실에 그저 고통만을 외친다. 그런 그와 얽힌 8명의 여인이 그를 위로하고, 질책하고, 지치고, 결국에는 떠나고, 그렇게 얽힌 인생사. 그것이 NINE이다.
이 영화와 관련해서는 대부분 혹평, 혹은 간신히 평작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난 꽤 수작이라고 대답하리라. 뮤지컬 영화답게 훌륭한 노래, 그리고 화려한 영상, 한 남자의 얽히고 섥힌 인생을 잘 연기한 배우들. 이 영화는 분명히 수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평작이하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왜냐, 번역이
영화가 시작되면서 부터 귀도에게는 이미 한 여인이 곁에 있다. 바로 릴리다.
릴리는 귀도가 찍는 영화의 의상담당으로 나온다. 정확히는 의상제작자다. 처음에는 별로 비중있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귀도에게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8명의 여인 중 한명이다. 그녀는 처음부터 묘하게 방관자 같은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귀도가 쉬기위해 찾는 곳은 그녀의 사무실이다. 처음부터 그녀는 귀도가 기댈 수 있는 쉴 곳으로 나오는 거다. 그만큼 그녀는 충분이 나이를 먹고, 그에 따른 지혜를 가진 여인으로 나온다. 지치고 지쳐서 방황하고만 싶은 귀도에게 길을 보여주는 인도자에 가까운 캐릭터다. 그녀는 말한다, 인생은 즐기는 거라고. 아니, 그 비슷한 말을 한다. 본지 시일이 지나서 잘 기억나진 않지만, 그녀의 노래는 분명히 '화려하고도 즐거운 인생'이었다. 꼭 한번 들어봐라.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까지 귀도에게 길을 보여준다. 귀도에게는 제2의 어머니와 비슷하지 않을까?
귀도를 찾아오는 두번째 여인이 있다. 바로 칼라다.
칼라는 이미 루이지와 결혼한 유부녀다. 그녀는 귀도와 불륜, 내연의 관계에 있는 여자다. 귀도역시 결혼을 한 터라 둘의 관계는 철저히 비밀에 속해있다. 아니, 알 사람은 다 알지만, 그래도 비밀로 하려는 관계다. 그녀는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한 듯, 꽤나 머리 나쁘고 천박해 보인다. 아니, 그 전에 채팅체를 사용하는 자막이 나빠. 그녀의 상태와 꽤나 어울려서 넘어갔지만, 한 20배는 더 머리 나빠보이는 말투다. 오죽하면 감상문쓰려고 메모한 글에 대놓고 '머리 나쁜 여자'라고 적어 놨을까.[…] 그녀와 귀도의 관계는 정말 불타는 육체적인 사랑이다. 귀도는 그녀에게 그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내연의 관계라 어떻게든 숨기려는 그의 태도에 칼라는 상처를 받으면서 그의 사랑을 갈구한다. 그녀역시 루이지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그의 사랑역시 갈구하는 이율배반적인 위치다. 처음에는 그저 육체적인 사랑으로 만족하는 것 같았지만, 나중에는 자살시도를 할 정도로 귀도에게 갈구한다. 그저 집착이 되어버린거다. 그래서 결국 남편인 루이지가 그녀를 데리고 귀도의 곁을 떠난다.
참고로 그녀가 맡은 역할이 역할인터라 15금이 한 19금으로 보이게 되었다. 아니, 가사도 복장도 역할도 죄다 아웃. 내가 조금 고지식하긴 하지만, 그런걸 떠나서 심히 민망했다. 어린 자식과 볼만한 장면은 아니다. 하지만, 노래는 참 좋았다.[…] 아니, 진짜 끈적끈적하게 잘 불렀음.[…] 영상도 그렇고 말이지.[…]
그리고 그의 과거에 나타난 세번째 여인은 바로 사라기나. 창녀다.
사라기나는 귀도가 어릴 때 바닷가에 살던 창녀로, 귀도에게 섹스란 무엇인지를 가르쳐준다. 랄까, 하는 거 보면 의자춤[…] 비슷한 걸 추는데… 솔직히 애들 입장에서는 무서웠을 거 같다.[…] 하지만, 그녀가 부른 노래는 꼭 들어보자. 정말 영상도 노래도 최고다. 그런데 여기에서 자막이 참… 뭐 같다.[…] 농담 아님. 정말 멋있는데 자막보면 비웃음만 나온다. 어쨌든 최고니 꼭 봐라.[…]
귀도의 곁에 모습을 드러낸 네번째 여인은 그의 아내인 루이자다.
루이자는 왕년의 여배우지만, 감독인 귀도와 결혼하고 연기 생활을 접은 여인으로 나온다. 그녀는 인내심이 강하고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다. 그녀가 부른 노래의 가사처럼, 귀도는 그녀의 사랑 반만큼도 그녀를 사랑하지 못했다. 그만큼 그를 사랑했기에, 그의 외도를 애써 참으로 감싸 안으려고 했었다. 그만큼 참고 참으며 그가 돌아오길 기다린, 그런 여인이다. 미련해보이지만, 그런건 아니다. 정말 고전적인 현모양처? 그런 분위기의 여인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영혼의 반려자다. 귀도가 방황 끝에 자신이 있을 곳이 루이자의 곁이라는 것을 깨닫고 돌아간다. 그녀의 곁에 다른 사람이 나타난 것 같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랄까, 다시 그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찍는 영화가 NINE이니 말 다했지.[…]
참고로 루이자가 결혼하기 전에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서 머리내리는 씬이 나오는데 정말 귀엽다.[…] 아니, 진짜임.[…]
어떤 사람은 귀도가 루이자에게 돌아가는 게 이해가 안간다는 분이 있는데…, 다시 봐봐라. 귀도의 태도가 루이자에게만 정말 부드럽다.[…] 아니, 진짜 가식적으로 보일 정도로 루이자에게 애정공새를 펼친다.[…] 문제는 가식적으로 보일 정도라는 거.[…] 나도 마지막이 되기 전까지 가식적으로 보여서 이생키, 진짜 이율배반의 극인데?ㅋㅋㅋ 루이자가 불쌍해서 어떻게해!? 거렸었다.[…] 그만큼 사랑한다고 온몸으로 말하는 대상이 루이자 밖에 없다.[…] ㅇㅇ, 그런거.[…]
귀도에게 다가서는 다섯번째 여인은 스테파니, 그의 겉모습에 홀린 뭔가 위험한 분위기의 기자다.
스테파니는 처음부터 귀도를 유혹한다. 온몸을 받쳐서 꼬신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 오로지 귀도의 겉모습에 홀려서 그에게라면 뭐든지 주고싶다고 말하는 여인이다. 덕분에 귀도가 조금 정신차리는 계기가 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스토커다.[…] 아니, 진짜 심히 병적으로 보인다. 그녀의 노래를 들어보면 귀도의 이름만 줄창 부를 정도로 이미 위험한 경지에 있다.[…] 어쩐지 그녀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줄창 짤려나가서… 영화를 보면 왜 있는 지 의문이 드는 역할이기도 하다.
참고로 스테파니를 연기한 배우가 실제는 가수라서 가장 파워풀하고 멋지게 춤추면서 노래부르는 아가씨다. 다른 사람은 분위기가 8-90년대인데 혼자 2000년대다.[…] 어쨌든 필견.[…]
귀도를 위로하는 여섯번째 여인은 마마다. 이름이 마마가 아니라, 진짜 귀도의 어머니다.[…]
영화 내용을 보면, 그녀는 귀도가 어릴 때 돌아가셨다고 나온다. 어머니이기에 자식 사랑은 세계 최고라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미 돌아가셨기에 그녀는 사랑의 종착점, 혹은 시작에 있다. 그리고 영원한 잔상이다. 그녀가 일찍 죽었기 때문에 귀도는 더 방황하는 지도[…]
참고로 이미 돌아가셨기에 그녀의 파트는 귀신 아니면 귀도의 망상이라는 거.[…] 잘 보면 운전하면서 마마에게 뭐라뭐라거리는 장면이 있는데… 살짝 비틀어 생각하면 무서운 장면이다.[…] 덤으로 귀도는 백인, 어머니는 흑인. 아버지가 백인인가보다.[…]
쉬어가듯히 등장한 일곱번째 여인은 도나텔라다. 소속사가 나름 밀어주는 신인 여배우로 어떻게든 귀도의 눈에 들기위해 노력하는 여인이다.
실제 뮤지컬에서는 귀도와 얽힌 여인으로 나오는데… 영화판에서는 다 짤렸다.[…] ㅇㅇ, 그녀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그냥 그녀를 귀도가 소개받는 거 말고는 없다.[…] 엄연히 네임드면서 대접이 형편없다고 했더니 분량문제로 짤렸다더라.[…] 덕분에 제목은 NINE이면서 실제는 8명이 얽히고 섥힌 이야기가 되었다.
마지막 여덟번째 여인인 이름만 줄창 등장하는,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 최고의 여배우인 클라우디아다.
클라우디아는 귀도의 작품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여배우다.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주구장창 이름만 등장하고 츨현이 없었다.[…] 그녀는 정말 특별한 배우로 나온다. 그녀의 노래를 들어보면 그녀도 남몰래 귀도를 사랑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랑은 카메라를 사이에 둔 위태롭다못해 찰나에 불과한 사랑. 그에게 그녀가 특별해지는 순간은 오직 카메라 앞에서다. 그저 그것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지쳤고, 그래서 그녀는 그를 떠났다. 그녀는 귀도가 놓친 환상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만큼 신비로운 분위기라, 그녀를 붙잡기 위해 귀도가 나불거리는 스토리에 나오는 여신같다. 인간인 귀도에게 영감을 주는 여신이랄까? 그만큼, 그녀는 귀도에게 손댈 수 없는 아득한 존재랄까? 그런 분위기다.
무려 니콜 키드먼이 연기해주셨다. 배우 이름을 듣는 순간, 왜 안나왔었는 지 이해해 버렸다.[…] 몸값이 좀 많이 비쌌나보다.[…]
참고로 진짜 머리라면서 가발벗고 짧은 머리를 귀도에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귀엽다.[…] 이건 진심. 이때 그녀는 귀도에게 진실을 보라고 말한다.
마지막, 주인공인 잘생기고 잘나가는 천재 영화감독 귀도 콘티니다.
귀도는 떠오르지 않는 영감에 방황하면서 천재를 이름에 짓눌려 다음 작품을 만들지 못한다. 그야말로 천재라는 말에 얽매여 옴짝달싹도 못하는 거다. 거기에서 어떻게든 빠져나오기 위해 추기경과의 만남도 가지지만… 바람과는 달리 현실은 시궁창.[…] 오히려 번뇌만 쌓아서 돌아온다. 그냥 미궁 속으로 풍덩빠졌음. 그런 가운데에 제작사에서는 빨리 영화나 찍어라고 성화고, 스토리는 안나오고……. 그냥 후반까지 쭈욱 귀도가 몰락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고뇌는 그의 노래에서도 나오는데…, 누군가가 마음대로 하라고 해줬으면 좋겠다는 가사에서 그가 이미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그는 결국 몰락을 통해 자유를 얻고, 사랑을 잃었다. 그의 모든 행동을 보면, 되는 게 없으며, 뭔가를 해도 수렁에 빠지고, 답이 나오지 않는 그런 시궁창에 빠진 쥐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말 종반까지 그가 빠져나오려고 허우적 가리는 모든 행동은 그에게 독이 된다. 그건 그의 모습이 이율배반적이며 욕망만을 쫓으려고 했기 때문이라는 암시가 여기저기에 박혀있다. 그가 조금쯤 솔직했다면, 가식적인 느낌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몰락[…]을 향해가지 않았을 거다.
결국 그는 솔직하게 '다음 영화는 내용도 찍을 내용도 없으니 하지 않겠다.'는 말을 던지고, 2년간 잠적한다. 그 2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냥 노숙자가 되어서 돌아온다.[…] 그리고 루이자를 잡기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영화를 찍는데… 그게 바로 NINE이다. 묘하게 진취적인데? 거리면서 봤다.[…] 진짜 끝까지 보면 알겠지만, 묘하게 진취적이다.[…]
자, 이제 감상은 끝났으니 씹자.
번역자는 이미도다. 이 사람은 진짜 가루가 될 정도로 씹으면 된다. 무슨 번역이 네이버 번역기 냅다 돌린 수준이야?! 그마저도 번역을 다 안했다. 중간에 대사라든가, 분명히 의도적으로 넣은게 확실한 노래의 가사같은 걸 씹었다.[…] 번역도 잘한게 아니다! 중간에 보면 뭐 이딴 대사가 다 있어!? 라고 절규하고 싶은 부분이 꽤 등장한다. 캐릭터를 봐서 인터넷에서나 쓰는 말을 전혀 하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는 씬도 있다!
번역이
정말 전부다 본 후에 가루가 되도록 까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 아니 가루가 되어도 까자! 라는 생각만 들더라. 그만큼 심했다.[…]
추천하는 작품이니, 번역은 무시하고 보자. 정 보기 싫으면 노래라도 듣자. 정말 좋다.[…]
이상, 감상이었음.
ps. 번역은 이미도다. 잘 기억해서 두고두고까자.[…]
가루가 되어도 까야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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