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북으로 돌아갔다.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1960년 대, 한창 냉전의 시대였던 때이다. 이 때, 하나의 나라임에도 둘로 갈라진 남과 북은 치열한 첩보 전을 펼치고 있었다. 서로의 나라에 스파이를 보내고 각자 자신의 이념과 사상이 더 뛰어나다고 하면서 그들은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희생시켰다. 그리고 여기, 긴 시간이 지나도록 희생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아직도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향해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이 들…
그들은 난파 간첩이라 불리는 존재들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그들은 민주주의 사상의 우성을 입증하기 위해 강제적으로 전향을 하게된다. 자신의 이념과 신념에 반하는 강제 전향은 그들에게 깊은 상처로 남겨졌다. 하지만 전향을 하지 않은 존재들… 김영삼 대통령시절부터 시작된 장기수 석방과정에서 나온 이들도 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시절부터 시작된 햇볕정책에 의해 석방된 이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옥중에서 보낸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것이다. 각각 30년에 가까운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햇볕정책의 결과물처럼 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영웅으로서, 그들은 그렇게 돌아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을 지킨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서 마땅히 가져도 되는 것이다. 그만큼 그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겪은 경험은 남다른 것이었고 그 시간 또한 결코 짧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결코 옳다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인간적으로 그들이 살아온 고난의 세월을 동정하지만 다르게 보면 그것은 자신이 자초한 것이기에 동정의 가치가 없는 것이기도 하다.
생각해 보라, 그들이 왜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그들은 난파 간첩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자신의 이념과 사상이 옳다고 밀어붙이는 것은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상을 위해 다른 이를 희생시켜도 된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그들이 자신의 이념에 따라 행동함에 따라 죽어갈 이들을 생각해 본적 있는 가? 지금에야 이념을 안은 체 살아가고 있지만 그들이 젊었다면 이렇게 조용히 지냈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젊은 혈기… 그 이름은 너무나도 뜨거운 것이기에…
그렇기에 난 그들을 동정하며 보지 못했다. 오히려 그들에게 고운 시선을 보낼 수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돌아갔지만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들이 돌아간 것은 그야말로 과욕을 충족시켜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름 없는 어부는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국군포로들도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것을 생각하면 그들을 쉽사리 동정하지 못하게된다.
인간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그건 안타까운 마음일 뿐. 즉, 가슴으로만 느껴져야 할 것이지 머리로 올라와서는 곤란한 것이다.
난 그들이 잘 뗘났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신념과 이념에 맞지 않는 이 곳보다는 잘 맞는 북으로 가는 것이 좋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돌아올 이들이 돌아왔으면 한다는 것도 늘 생각하고 있다.
옆에 앉아있던 친구가 욕을 하며 외쳤던 일이 떠오른다. 웃기지도 않다며 아무 죄 없는 이들이 북에서 더 고생하고 있는 것이나 알고 있냐고 말했다. 북한은 전쟁준비로 한창일텐데 어째서 돈을 보낼 수 있냐며 화를 냈었다.
난 그것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틀렸다고도 보지 않는다. 통일이 되려면 서로의 머리 속을 뜯어 고치지 않는 한 어려운 것임을 알고 있고, 그래서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나는 여기서 바란다. 부디 모든 이념을 떠나 하나의 민족으로서 함께 바라 볼 수 있기를…
하지만 그것은 어려운 일이고 언제 하나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소망하는 것이다.
부디 언제고 때가 되었을 때, 모든 이념을 떠나 하나의 인간과 인간으로 마주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때, 통일은 실현될 것이다.
그리고 난 그 날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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