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었어. 빛 사이로 대수롭지 않게 바람이 불었어.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었어. 빛의 열기를 빼앗아 물고 날아가는 바람의 사이로 난 그렇게 서 있었지. 햇살은 마치 바늘처럼 날카롭게 피부를 찔렀어. 눈이 부셔 앞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지. 녹음의 나무 밑을 지날때면 한순간의 차가움이 몸에 닿아. 입가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그려져. 딛고 있는 대지에는 뜨거운 기운이 올라와. 아, 여름이구나. 새삼스레 속으로 중얼거리곤 발걸음을 재촉해. 내가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으로.. 그런 나의 집으로 조금은 빠른 속도로 걸어가. 집에 도착할 때 쯤엔 온 몸이 땀에 절어버려. 목을 타고 흐르는 것이 또렷이 느껴질때면 조금 곤란해져. 손 등으로 대충 훑어주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텅빈 집안에 깔려있는 대나무 자리. .. 더보기 이전 1 ··· 3526 3527 3528 3529 3530 3531 3532 ··· 36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