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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호외?/간단한 일상

바람이 불었어.

빛 사이로 대수롭지 않게 바람이 불었어.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었어.
빛의 열기를 빼앗아 물고 날아가는 바람의 사이로 난 그렇게 서 있었지.
햇살은 마치 바늘처럼 날카롭게 피부를 찔렀어.
눈이 부셔 앞도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지.
녹음의 나무 밑을 지날때면 한순간의 차가움이 몸에 닿아.
입가에는 자연스레 미소가 그려져.
딛고 있는 대지에는 뜨거운 기운이 올라와.
아, 여름이구나.
새삼스레 속으로 중얼거리곤 발걸음을 재촉해.
내가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으로..
그런 나의 집으로 조금은 빠른 속도로 걸어가.
집에 도착할 때 쯤엔 온 몸이 땀에 절어버려.
목을 타고 흐르는 것이 또렷이 느껴질때면 조금 곤란해져.
손 등으로 대충 훑어주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텅빈 집안에 깔려있는 대나무 자리.
아아, 여름이야.
어쩐지 노곤히 풀려버린 몸으로 꾸벅꾸벅 졸아버렸어.
창밖에는 햇살이 가득한데 나뭇잎들은 얄밉게도 빗소리를 내.
올 여름이 가기 전에 아스팔트에 계란 굽기를 해봐야지.
졸린 눈을 부비다 결국엔 자버렸어.
뭔가 툭툭 건드리며 일어나라는 말에 억지로 몸을 일으켰지.
어느새 오빠가 돌아와서는 아이스크림 좀 사오라며 투덜거려.
그럴거면 돈이라도 주든지.
어차피 갈거면서도 난 한껏 투덜거려봐.
그리고 지갑을 챙기며 다른 필요한 걸 묻게 돼.
어느새 날이 저물어 있었어.
하지만 바람에 담긴 열기는 그대로야.
아아, 열대야의 여름이 다가왔구나.
작년 여름은 추웠는데 말이야.
부디 더이상 사고 없이 지나가길.
하늘에 떠 있는 달에 작게 소근거려봐.
언제나와 같은 하루를 느릿하게 지나가는 거야.
여름이라고 쳐지지 않기!


.................. 문득 떠올랐어요.[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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